크르타 고사(스마라푸라 궁전)
크르타 고사(스마라푸라 궁전)
천장 전체를 뒤덮은 카마산 양식의 그림이 압권. 왕국 시대의 최고 법원 정자.
클룽쿵(현재의 스마라푸라시)에 위치한 크르타 고사는, 과거 발리섬 최고 지위에 있던 클룽쿵 왕국의 유적으로, '재판의 전당'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18세기 초에 세워진 이 개방적인 정자(파빌리온)의 가장 주목할 만한 점은, 천장 전체에 그려진 카마산 양식의 벽화입니다. 이 벽화는 고대 인도의 서사시 '마하바라타'나 '수타소마 이야기'의 장면, 그리고 선행을 쌓은 자가 가는 천국과 악행을 저지른 자가 떨어지는 지옥의 모습을, 선명하게, 그리고 때로는 무시무시하게 그리고 있습니다. 이곳은 왕국의 최고 재판소로 기능했으며, 왕이나 승려들이 재판을 내릴 때, 이 천장화를 피고에게 보여주며 인과응보의 가르침을 시각적으로 설파했다고 전해집니다. 발리 전통 회화의 걸작인 동시에, 옛 왕국의 사법과 통치 철학을 전하는, 매우 중요한 역사 유산입니다.
역사: 클룽쿵 왕국과 푸푸탄
클룽쿵 왕국은 17세기부터 20세기 초까지, 발리섬의 다른 왕국에 대해 종주권을 가진, 가장 권위 있는 왕국이었습니다. 그러나 20세기에 들어 네덜란드의 식민 지배가 강해지자, 1908년, 왕족과 신하들은 항복을 거부하고 죽을 때까지 싸우는 집단 자결 '푸푸탄'을 선택하여 왕국은 비극적인 종말을 맞았습니다. 크르타 고사는 그 영화와 비극을 모두 지켜본 산증인입니다. 인접한 박물관에는 푸푸탄에서 사용된 무기나 왕족의 유품 등이 전시되어 있어, 발리의 근대사를 배우는 데 있어 빼놓을 수 없는 장소입니다.
문화: 카마산 양식의 천장화
카마산 양식은 클룽쿵 근교의 카마산 마을에서 발전한 발리의 전통적인 회화 스타일입니다. 그림자 인형극(와양 쿨릿)의 인형과 같은 독특한 인물 묘사와, 빨강, 갈색, 검정, 흰색, 노랑 등 한정된 색채를 사용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크르타 고사의 천장화는 이 양식의 최고 걸작으로 꼽힙니다. 이야기는 가장 아래 단에서 시작하여, 위로 갈수록 천계에 가까워지는 구성으로 되어 있으며, 전체적으로 하나의 우주관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가이드에게 해설을 부탁하면, 각 그림이 가진 의미를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습니다.
건축: 물에 떠 있는 발레 캄방
'재판의 전당' 크르타 고사 옆에는, 해자로 둘러싸여 마치 물에 떠 있는 것처럼 보이는, 또 다른 아름다운 정자 '발레 캄방(떠 있는 정자)'이 있습니다. 이곳은 왕족이 귀빈을 대접하거나 휴식하기 위해 사용된 장소라고 합니다. 이쪽 천장에도 마찬가지로 카마산 양식의 그림이 그려져 있으며, 주로 판지 왕자나 수타소마 왕의 이야기가 주제입니다. 해자에 건물이 비치는 광경은 매우 우아하며, 크르타 고사의 엄격한 분위기와는 대조적입니다.
볼거리 (이곳을 확인!)
크르타 고사의 천장화는 9개의 층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가장 아래 단에는 지진을 예지한다고 하는 그림(파린타난)이 그려져 있어, 당시 사람들의 자연관을 알 수 있습니다. 그 위 단부터는, 지옥에서 온갖 고통을 받는 죄인들의 모습이 생생하게 그려져 있어 압권입니다. 이야기 순서에 따라 시선을 천천히 위로 옮기며 감상해 보세요. 또한, 부지 내 박물관에는 발리의 전통 의식에 사용되는 도구나 직물 등도 전시되어 있어, 발리 문화 전반에 대해 배울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