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눙 카위 유적
구눙 카위 유적
계곡 암벽에 새겨진 거대한 찬디(석굴). 왕릉군과 계단식 논이 어우러진 문화 경관.
성스러운 파크리산 강이 깎아 만든 깊은 계곡 바닥에, 마치 고대 유적과 같은 장대한 광경이 펼쳐지는 곳이 구눙 카위입니다. 주차장에서 300개가 넘는 돌계단을 내려가면, 먼저 시야에 들어오는 것은 푸른 계단식 논의 아름다운 풍경. 그 너머로 높이 약 7미터에 달하는 10기의 거대한 찬디(석굴 유적)가 강을 사이에 두고 양쪽 암벽에 새겨져 있습니다. 이들은 11세기에 발리를 다스렸던 우다야나 왕의 일족, 특히 아낙 웅수 왕자와 그의 왕비들을 모시기 위한 기념비 혹은 영묘로 추정됩니다. 자연 암산을 성스러운 건축물로 변화시키는 발리 고유의 조형 정신과 왕가의 절대적인 권력을 오늘날에 전하고 있습니다. 계곡 바닥에 울려 퍼지는 시냇물 소리와 이끼 낀 돌의 질감이 방문객을 천 년의 시간을 초월한 명상적인 공간으로 이끕니다.
역사: 암벽에 새겨진 왕가의 수수께끼
비문 연구를 통해, 이 석굴군은 11세기 후반에 우다야나 왕의 아들인 아낙 웅수 왕에 의해 조성되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여겨집니다. 강 동쪽 기슭의 5기는 왕과 그의 왕비들을, 서쪽 기슭의 4기는 후궁들을, 그리고 조금 떨어진 남쪽의 1기는 재상을 위한 것이라는 설이 유력합니다. 이들은 왕족의 유골을 안치한 무덤 그 자체라기보다는, 그들의 영혼을 모시고 신격화하기 위한 기념비적인 역할을 했다고 생각됩니다. 자연 암벽에 이처럼 거대한 건축물을 새기는 기술과 노동력은 당시 왕권의 강대함을 말해줍니다.
건축: 자연과 하나가 된 석굴 사원
구눙 카위의 찬디는 인도나 자바의 석조 사원과는 달리, 자연 암벽을 직접 파서 만들었습니다. 이는 발리 고유의 건축 양식이며, 자연 그 자체를 신성시하고 그 일부로서 기도의 장소를 창조하는 발리 사람들의 세계관을 짙게 반영하고 있습니다. 찬디의 형태는 동자바 힌두 사원의 영향을 받았으면서도, 보다 간소하고 힘찬 인상을 줍니다. 주변 자연 환경과 완전히 일체화된 그 모습은, 인공물이면서도 마치 태고부터 그 자리에 있었던 듯한 장엄함을 자아냅니다.
참배 예절과 주의사항
참배객은 입구에서 사롱(허리 천)과 슬렌당(띠)을 착용해야 합니다(대여 가능). 긴 돌계단은 왕복으로 상당한 체력을 소모하므로, 걷기 편한 신발을 선택하고 음료수를 준비해야 합니다. 특히 더운 낮 시간대에는 휴식을 취하며 자신의 페이스에 맞춰 진행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유적이나 사원 내부는 신성한 장소이므로, 큰 소리로 말하거나 조각에 손을 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또한, 주변의 계단식 논은 현지 농부들의 소중한 일터입니다. 논두렁에서 벗어나 논 안으로 들어가지 않도록 배려해야 합니다.
볼거리(이곳을 확인!)
긴 돌계단을 다 내려간 끝에 있는, 바위를 뚫어 만든 터널 같은 통로가 속세와 성역을 가르는 결계 역할을 합니다. 이곳을 지나면 공기가 확 바뀌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강 서쪽 기슭의 찬디군 옆에는, 승려들이 명상이나 수행에 사용했다고 전해지는 작은 석굴 승원도 남아 있어, 당시의 종교 생활을 엿볼 수 있습니다. 세계유산이기도 한 주변의 수박(물 관리 시스템)의 계단식 논 풍경도 이 유적의 가치를 높이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