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발리안과 자무 | 전통 의료와 약초 문화
발리안과 자무 | 전통 의료와 약초 문화
주술사 발리안에 의한 치료, 약초 자무의 지혜. 서양 의학과 공존하는 민간 요법.
발리섬에서는 현대적인 서양 의학이 보급되는 한편, 예로부터 전해 내려오는 전통 의료가 지금도 사람들의 생활에 깊이 뿌리내리고 있습니다. 그 중심적인 존재가 주술의나 힐러를 의미하는 '발리안(Balian)'입니다. 그들은 병의 원인을 신체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영적인 세계의 부조화에 있다고 생각하며, 기도나 의식, 성스러운 힘을 이용해 치료합니다. 그리고 또 하나의 기둥이, 강황이나 생강 등 천연 허브를 원료로 하는 약초 음료 '자무(Jamu)' 문화입니다. 이는 매일의 건강 유지나 질병 예방을 위해 마시는, 이른바 '마시는 한약'입니다. 과학과 신비, 치료와 예방. 이들이 공존하며 사람들이 상황에 따라 구분하여 사용하는 총체적(holistic)인 건강관은 발리의 깊은 정신 문화를 말해줍니다.
마음과 영혼을 치유하는 성스러운 치료사 '발리안'
발리안은 단순한 의사가 아니라, 영적 세계와 인간 세계를 연결하는 중재자입니다. 그들은 질병이나 불운의 원인이 악령의 소행, 조상에 대한 예의 부족, 혹은 흑마술에 의한 것 등, 눈에 보이지 않는 영역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치료법은 발리안에 따라 다양하며, 고대 야자 잎 경전(론따르)에 적힌 지식을 이용하는 자, 신의 계시를 전하는 무아지경(트랜스 상태)에 빠지는 자, 특별한 마사지나 안수로 에너지를 정돈하는 자 등이 있습니다. 사람들은 원인 불명의 컨디션 난조나 정신적인 고민을 안고 있을 때, 병원에 가는 동시에, 혹은 병원에서 해결되지 않았을 때 발리안을 찾아갑니다. 그 존재는 과학으로 해명할 수 없는 문제에 대한 안전망으로서, 지역 사회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자연의 은혜, 약초 음료 '자무'
자무는 인도네시아 전역에서 예로부터 사랑받아온 전통 허브 음료로, 발리에서도 건강과 미용에 필수적인 것으로 일상적으로 마시고 있습니다. 그 레시피는 가정이나 지역에 따라 다양하지만, 주로 강황, 생강, 타마린드 등이 사용됩니다. 이러한 천연 소재가 가진 약효로 피로 회복, 소화 촉진, 면역력 향상, 피부 미용 효과 등 다양한 효능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예전에는 큰 바구니를 짊어진 '자무 겐동(Jamu Gendong)'이라 불리는 행상인 여성이 마을을 돌며 팔러 다니는 모습이 풍물시였습니다. 최근에는 세련된 카페에서 현대적으로 재해석된 자무도 등장하여, 젊은이나 관광객에게도 그 인기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마시는 웰니스 문화입니다.
서양 의학과의 공존과 선택
현대의 발리 사람들은 전통 의료와 서양 의학을 배타적인 것으로 보지 않고, 현명하게 구분하여 사용합니다. 골절이나 급성 감염병 등, 원인이 명확하고 긴급을 요하는 경우에는 현대적인 병원을 찾습니다. 한편, 만성적인 통증, 정신적인 부조화, 혹은 가정 내 불화와 같은, 보다 복잡하고 뿌리 깊은 문제에 대해서는 발리안의 조언을 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들에게 있어 질병이란 신체, 마음, 영혼, 그리고 사회나 자연환경과의 균형이 무너진 상태를 의미합니다. 따라서 서양 의학으로 증상을 억제하면서, 발리안의 의식으로 영적인 원인을 제거하고, 자무로 매일의 체질을 개선하는 등, 다각적인 접근이 매우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 유연한 자세야말로, 발리의 전통 의료가 지금도 계속 살아 숨 쉬는 이유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