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세공 마을 츨룩 | 정교한 장식 기술
은세공 마을 츨룩 | 정교한 장식 기술
왕궁을 섬기던 장인의 후예가 지키는 전통. 투조, 입금 세공, 현대 디자인과의 융합.
우붓 남쪽에 위치한 츨룩(Celuk) 마을은 발리섬 은세공의 중심지로서 세계적으로 그 이름을 알리고 있습니다. 일찍이 우붓이나 수카와티 왕궁을 섬기던 은세공 장인들의 후예가 사는 이 마을에서는, 거의 모든 집이 은세공 공방을 겸하고 있으며, 거리를 걸으면 은을 두드리는 경쾌한 소리가 들려옵니다. 츨룩 은세공의 가장 큰 특징은, '입금 세공(그라뉼레이션)'과 '선조 세공(필리그리)'이라 불리는, 아찔할 정도로 정교한 전통 기법입니다. 작은 은 알갱이나 아주 가는 은선을 하나하나 수작업으로 장식하여 만들어내는 액세서리나 장식품은 그야말로 예술품입니다. 전통을 지키면서도 새로운 디자인을 계속 받아들이는 츨룩의 공방은, 발리 장인 정신의 정수를 접할 수 있는 곳입니다.
왕궁 문화가 키워낸 정교한 장인 기술
츨룩 마을 은세공의 역사는 20세기 초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원래 이 지역의 장인들은, 왕족을 위해 의식에 사용하는 성스러운 도구나, 신분을 상징하는 호화로운 장신구를 제작했습니다. 왕궁이라는 최고의 고객을 위해, 장인들은 기술을 극한까지 끌어올려, 발리 특유의 화려하고 장식적인 스타일을 확립했습니다. 이 전통은 부모에게서 자식에게로, 가내 공업의 형태로 엄격하게 계승되어 왔습니다. 현재에도 마을의 많은 공방에서는, 가족들이 각자 잘하는 공정을 분담하며, 하나의 제품을 정성스럽게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츨룩 제품이 가진 따뜻함과 정교함은, 이러한 가족 경영의 전통과 장인들의 자부심에 의해 지탱되고 있습니다.
'입금 세공'과 '선조 세공'의 신기(神技)
츨룩 은세공을 특별하게 만드는 것이, 두 가지 전통적인 장식 기법입니다. 하나는 '입금 세공(자완)'. 이는 지름 1밀리미터도 안 되는 작은 은 알갱이를 무수히 만들어, 그것을 은 받침 위에 하나하나 끈기 있게 배열하여 무늬를 그리고, 열을 가해 접착하는 기법입니다. 또 하나는 '선조 세공(카왓)'. 아주 가는 은선을 늘여뜨려, 그것을 엮거나 소용돌이 모양으로 만들어, 레이스처럼 섬세한 무늬를 만들어내는 기법입니다. 이러한 기술들은 극히 높은 집중력과 숙련을 필요로 하므로, 습득에는 오랜 세월이 걸립니다. 이 신기라고도 할 수 있는 수작업을 통해, 발리 실버 특유의 입체적이고 풍부한 표정이 탄생하는 것입니다.
전통과 현대 디자인의 아름다운 융합
오랫동안 왕궁의 수요에 부응해 온 츨룩의 장인들이지만, 관광 산업의 발달과 함께 그 고객은 전 세계 사람들로 넓혀졌습니다. 그들은 전통 기술과 모티프를 지키면서도, 해외 디자이너와 협력하거나 현대 패션에 맞는 모던하고 심플한 디자인을 도입하는 등, 항상 새로운 도전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힌두 신들이나 자연을 모티프로 한 클래식한 디자인부터, 미니멀한 기하학적 무늬의 액세서리까지, 츨룩의 공방이나 갤러리에는 다채로운 스타일의 제품이 진열되어 있습니다. 방문객은 그 자리에서 장인의 작업 풍경을 견학하거나, 오리지널 디자인을 주문할 수도 있습니다. 전통과 혁신이 공존하는 이 마을은, 그야말로 '은의 왕국'이라 부르기에 걸맞은 곳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