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름달과 그믐달의 기도 | 푸르나마와 띨렘
보름달과 그믐달의 기도 | 푸르나마와 띨렘
월령에 맞춰 반복되는 사원 참배. 보름달 밤은 특히 신성한 시간으로 여겨집니다.
발리 힌두교의 달력은 달의 차고 이지러짐과 깊이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푸르나마(보름달)'와 '띨렘(그믐달)'은 한 달에 두 번 찾아오는 가장 신성한 날로 여겨져, 섬 전역의 사원에서 특별한 기도가 올려집니다. 발리 사람들은 달의 주기가 자연계뿐만 아니라 인간의 심신과 에너지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합니다. 푸르나마 밤은 우주의 긍정적인 에너지가 최고조에 달하며, 신들로부터 축복을 받기 쉬운 날로 여겨집니다. 대조적으로, 띨렘 밤은 어둠의 힘이 강해지기 때문에, 정화와 성찰을 통해 자신을 보호하고 세계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한 의식이 거행됩니다. 이 매월의 성스러운 리듬은 발리 사람들이 자연과 조화를 이루고 우주와의 일체감을 느끼며 살아가기 위한 지침이 되고 있습니다.
달의 리듬과 함께 살아가는 정신성
발리에서 널리 사용되는 사카력은 달의 차고 이지러짐을 기준으로 하는 태음태양력이며, 사람들의 생활과 종교 의식은 달의 주기와 밀접하게 연동되어 있습니다. 특히, 보름달을 의미하는 푸르나마와 그믐달을 의미하는 띨렘은 종교적으로 매우 중요한 날로 구분됩니다. 푸르나마는 달의 신 찬드라가 그 힘을 최대한 발휘하고, 세계가 빛과 신성한 에너지로 가득 차는 날로 생각됩니다. 이날 드리는 기도는 신들에게 닿기 쉽다고 여겨져, 감사와 축복을 올리기에 최적의 시간입니다. 한편, 띨렘은 달이 모습을 감추는 어두운 밤이며, 눈에 보이지 않는 부정적인 힘이나 악령(부타 칼라)의 활동이 활발해진다고 합니다. 따라서 사람들은 특별한 공물을 바치고, 태양신 수리야에게 기도함으로써 어둠을 물리치고 세계를 정화하려 합니다.
푸르나마: 보름달 밤의 축복과 감사
푸르나마 밤, 발리의 사원은 정장 차림의 많은 참배객으로 붐빕니다. 사람들은 꽃과 과일로 아름답게 장식된 공물을 가지고,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 조용한 기도의 시간을 보냅니다. 이날은 지고신 상향 위디 와사에게 감사를 올리는 절호의 기회로 여겨집니다. 보름달의 밝은 빛은 신들의 은혜(아누그라)의 상징이며, 그 빛을 받음으로써 심신이 정화되고 정신적인 깨달음이나 영감을 얻을 수 있다고 믿어집니다. 많은 사원에서 고승에 의한 성수 의식이나 특별한 봉헌 무용이 펼쳐져, 경내는 장엄한 분위기에 휩싸입니다. 발리 사람들에게 푸르나마는 일상의 삶을 돌아보고, 신들과의 연결을 재확인하기 위한, 마음 평온한 성스러운 시간입니다.
띨렘: 그믐달 밤의 정화와 성찰
띨렘 의식은 푸르나마와는 대조적으로, 정화와 액막이의 의미가 강합니다. 달빛 없는 어둠은 사람들을 불안하게 하는 동시에, 자기 자신의 내면을 마주하기 위한 조용한 기회를 제공합니다. 이날, 사람들은 특별한 공물 '차루(Caru)'를 땅에 바쳐, 토지의 정령이나 악령들을 달래고 그들이 인간에게 해를 끼치지 않도록 기도합니다. 이는 세계의 조화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선한 신들뿐만 아니라 부정적인 측면을 가진 존재에게도 경의를 표할 필요가 있다는, 발리 고유의 이원론적 세계관의 표현입니다. 띨렘은 자신 안에 쌓인 부정적인 감정이나 나쁜 습관을 끊어내고, 마음을 재설정하기 위한 날이기도 합니다. 고요 속에서 자아를 깊이 되돌아봄으로써, 새로운 달의 주기를 정화된 마음으로 맞이할 준비를 하는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