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달란 (사원 제례) | 210일 주기의 축제
오달란 (사원 제례) | 210일 주기의 축제
우쿠력에 따라 반복되는 사원의 생일. 공물, 가믈란, 마을 전체가 드리는 기도.
오달란은 발리섬에 점재하는 수만 개의 사원이 각자의 '생일'을 축하하는 가장 중요하고 화려한 제례입니다. 발리 고유의 '우쿠력'에 따라 210일마다 열리기 때문에, 섬 어딘가에서 거의 매일 이 기쁨에 찬 광경을 목격할 수 있습니다. 이날, 신들이 하늘에서 사원으로 강림한다고 믿어지며, 마을 사람들은 정장으로 몸을 감싸고 일상의 감사와 기도를 올립니다. 여성들이 머리 위에 높이 이고 나르는, 형형색색의 과일과 꽃으로 장식된 공물(Banten) 행렬은 발리의 미의식과 두터운 신앙심의 상징입니다. 가믈란의 장엄한 음색이 울려 퍼지고 성스러운 춤이 봉헌되는 경내는, 신과 사람, 그리고 조상의 영혼이 하나가 되는 특별한 축제 공간으로 변모합니다. 오달란은 발리 사람들의 생활과 신앙, 그리고 공동체의 유대를 이해하기 위한 핵심적인 의식입니다.
우쿠력이 새기는 210일 주기의 축제
발리 사원의 생일 축하인 오달란은 우리가 사용하는 그레고리력이 아닌, '우쿠력'이라는 210일을 1주기로 하는 독자적인 달력에 따라 거행됩니다. 이 달력은 30개의 주(우꾸)가 7일씩 이어지는 복잡한 주기를 가지고 있으며, 사원이 건립되고 신성시된 날이 어느 우꾸의 무슨 요일에 해당하는지에 따라 다음 오달란의 일정이 정해집니다. 그래서 매년 축하하는 날짜가 달라지는 것이 특징입니다. 발리섬에는 마을 사원, 씨족 사원, 관개 조직의 사원 등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사원이 존재하기 때문에, 그 오달란 일정은 섬 전체에 흩어져 있습니다. 여행자에게는 우연히라도 이 신성한 제례를 마주할 기회가 많으며, 이는 발리의 '살아있는 문화'를 접하는 귀중한 체험이 될 것입니다.
신들을 위한 환대: 공물과 기도의 행렬
오달란 준비는 며칠 전부터 시작되며, 특히 여성들은 '반텐(Banten)'이라고 불리는 복잡하고 아름다운 공물을 만드는 데 많은 시간을 보냅니다. 야자 잎으로 엮은 그릇에 꽃, 쌀, 과일, 과자 등을 예술적으로 담아낸 것으로, 그 종류는 수백 가지에 이릅니다. 축제 당일, 사람들은 크바야나 사롱 같은 화려한 정장으로 사원을 향합니다. 특히 여성들이 등을 곧게 펴고, 여러 층으로 쌓아 올린 공물 '그보간(Gebogan)'을 머리 위에 이고 우아하게 걷는 행렬은 오달란을 상징하는 광경입니다. 이러한 공물은 강림한 신들과 조상의 영혼에 대한 환대이자, 감사 그 자체의 표현입니다. 경내는 공물로 가득 차고, 향 냄새와 기도의 말이 넘쳐흐릅니다.
성스러운 울림과 춤: 신들과 함께하는 시간
오달란 동안, 사원 경내에서는 가믈란 악단의 연주가 끊이지 않고 이어집니다. 이 신성한 음색은 신들을 위로하고 제례 공간을 정화하는 역할을 합니다. 그리고 의식의 진행에 맞춰 다양한 봉헌 무용이 펼쳐집니다. 이는 '타리 왈리(Tari Wali)'라 불리는 신성한 무용으로, 관객을 위해서가 아니라 오직 신들에게 바치기 위한 것입니다. 남성들이 힘차게 무기를 손에 들고 추는 '바리스(Baris)'나, 가면을 쓰고 신들의 이야기를 연기하는 '토펭(Topeng)' 등이 대표적입니다. 또한, 밤에는 그림자 인형극 '와양 쿨릿'이 상연되기도 합니다. 음악, 무용, 연극 등 모든 예술이 하나가 되어, 신들과 사람들이 함께 보내는 축제의 밤을 물들입니다.
공동체의 유대를 다지는 성스러운 모임
오달란은 종교 의식이자 동시에, 마을 공동체(반자르)의 유대를 재확인하고 강화하기 위한 중요한 사회적 행사입니다. 축제 준비부터 운영까지 모든 것이 마을 사람들의 공동 작업으로 이루어집니다. 다른 지역에 사는 사람들도 자신의 뿌리가 있는 마을 사원의 오달란에는 반드시 귀향하여, 가족이나 친척, 오랜 친구들과 재회합니다. 경내에서는 기도를 마친 사람들이 담소를 나누고, 음식을 나눠 먹습니다. 이처럼 오달란은 신앙을 다음 세대에 전하고, 사람들의 연대감을 키우는 필수적인 장치로 기능하고 있습니다. 발리 사회의 근간을 이루는 상부상조의 정신 '고통 로용(Gotong Royong)'이 가장 아름답게 발휘되는 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