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발리어와 인도네시아어 | 이중 언어 사회
발리어와 인도네시아어 | 이중 언어 사회
3단계의 경어 체계, 젊은 층의 언어 변화, 인도네시아어의 보급과 전통 언어의 유지.
발리섬은, 인도네시아의 공용어인 인도네시아어와, 지역 고유의 언어인 발리어가 공존하는 이중 언어 사회입니다. 인도네시아어가 교육, 행정, 미디어에서 사용되는 전국 공통어인 반면, 발리어는 가정이나 마을 공동체, 종교 의식과 같은 장면에서 사용되는, 문화의 근간을 이루는 언어입니다. 특히 발리어의 가장 큰 특징은, 대화 상대와의 신분이나 연령, 사회적 지위에 따라 말을 구분하여 사용하는, 매우 복잡한 경어 체계 '앙가 웅긴 바사(Anggah-Ungguhing Basa)'에 있습니다. 이 언어의 구분 사용은, 발리 사회의 전통적인 계층 구조를 반영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젊은 층 사이에서 인도네시아어 사용이 우세해지고 있지만, 발리의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학교 교육 등을 통한 발리어의 보존과 계승 노력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국가의 말과 섬의 말: 인도네시아어와 발리어의 역할
발리 사람들은, 일상생활에서 매우 자연스럽게 두 언어를 구분하여 사용합니다. 인도네시아어는, 인도네시아라는 다민족 국가를 하나로 묶기 위한 공통어이며, 학교 수업이나 TV 뉴스, 공식적인 절차 등에서 사용됩니다. 다른 민족 출신자와의 소통에도 필수적입니다. 한편, 발리어는, 발리인으로서의 정체성 그 자체이며, 가족이나 친구와의 친밀한 대화, 반자르(지역 공동체)에서의 회의, 그리고 사원에서의 기도 언어로서, 사람들의 마음을 잇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발리의 문화, 특히 유머나 미묘한 감정의 뉘앙스는, 발리어가 아니면 완전히 전달되지 않는다고 할 정도로, 사람들의 정신성에 깊이 결부되어 있습니다.
경어 체계 '앙가 웅긴 바사'가 비추는 사회
발리어를 특징짓는 '앙가 웅긴 바사(Angga-Unggahin Basa)'라고 불리는 복잡한 경어 체계는, 주로 3가지 수준으로 크게 나뉩니다. 가장 정중한 말씨인 '알루스(Alus)', 중간적인 '마디야(Madya)', 그리고 가장 격식 없는, 혹은 아랫사람에게 사용하는 '카사르(Kasar)'입니다. 어느 수준의 말을 선택할지는, 대화 상대의 카스트, 연령, 사회적 지위, 그리고 자신과의 친밀도에 따라 정해집니다. 예를 들어, 고승이나 연장자와 이야기할 때는 알루스를, 친한 친구 사이에는 카사르를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이 언어 시스템은, 발리 사회에서 인간관계의 조화와 경의를 중시하는 가치관을 반영하고 있으며, 발리어를 배우는 데 있어 가장 어렵고, 또한 가장 흥미로운 측면 중 하나입니다.
세계화의 물결과 발리어의 미래
전국 공통의 교육 제도나 TV, 인터넷의 보급, 그리고 관광업의 발달로 인해, 현대 발리, 특히 도시 지역 젊은 층 사이에서는 인도네시아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습니다. 가정 내에서도 자녀에게 인도네시아어로 말을 거는 부모가 늘어나, 발리어의 경어 체계를 완벽하게 구사할 수 있는 젊은이는 줄어들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 위기감을 느낀 주 정부나 문화계 인사들은, 발리어 보존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발리어를 필수 과목으로 지정하거나, 발리어 신문이나 TV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등, 다양한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발리섬에서, 섬의 영혼이라고도 할 수 있는 언어를 어떻게 다음 세대에 계승해 나갈지는,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