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왜 발리만 힌두교인가 | 이슬람화를 피한 섬
왜 발리만 힌두교인가 | 이슬람화를 피한 섬
인도네시아의 90%가 무슬림인 가운데, 발리만이 힌두교를 계속 지켜온 이유. 마자파히트 왕국의 유산과 지리적 요인.
광활한 인도네시아 군도 속에서, 왜 발리섬만이 힌두교 문화를 깊이 간직하고 있는가. 이는 많은 여행자가 품는 근원적인 물음입니다. 그 해답은 15세기 자바섬의 역사적인 대전환에 있습니다. 당시, 동부 자바에서 번영했던 힌두교 국가 마자파히트 왕국이, 부흥하는 이슬람 세력에 의해 쇠퇴했습니다. 그 결과, 왕국을 지탱했던 귀족이나 승려, 예술가들이, 자신들의 문화와 신앙의 마지막 보루로서 발리섬으로 건너왔습니다. 그들이 가져온 수준 높은 궁정 문화가, 발리 토착 신앙과 융합하여, 외부의 영향을 물리치는 견고하고 독특한 '발리 힌두교'를 형성했습니다. 지리적인 요인도 더해져, 발리는 이슬람화의 물결에서 벗어나, 세계에서도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힌두 문화권으로 존속하게 된 것입니다.
마자파히트 왕국: 문화의 피난처가 된 발리섬
14세기부터 15세기에 걸쳐, 자바섬에서는 이슬람교를 신봉하는 항구 도시 국가들이 차례로 힘을 키워, 내륙의 힌두교 국가 마자파히트 왕국을 압박해 갔습니다. 왕국이 붕괴 위기에 처했을 때, 그 문화와 종교의 담당자였던 왕족, 성직자(프단다), 지식인, 예술가들이, 바다 건너 이웃 섬인 발리섬으로 대거 이주했습니다. 이는 단순한 난민 이동이 아니라, '문화 이식'이라고도 할 수 있는 현상이었습니다. 그들은, 마자파히트의 세련된 법률, 문학, 예술, 그리고 종교 의식을 발리에 가져왔고, 그것이 섬의 문화 수준을 비약적으로 향상시켰습니다. 그 결과, 발리는 마자파히트 문화의 정통 계승자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했습니다.
토착 신앙과의 융합에 의한 '발리 힌두교'의 확립
자바에서 힌두 문화가 전해지기 이전부터, 발리섬에는 애니미즘(자연 숭배)이나 조상 숭배와 같은 토착 신앙이 깊이 뿌리내리고 있었습니다. 자바에서 온 이주자들은, 자신들의 힌두교를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대신, 이들 발리 고래의 신앙을 능숙하게 받아들여 융합시켰습니다. 예를 들어, 발리의 성스러운 산 아궁산에 대한 신앙은, 힌두교의 성지 메루산(수미산)에 대한 신앙과 연결되었고, 마을의 조상 영혼은 힌두 신들의 화신으로 모셔졌습니다. 이렇게 해서 태어난 것이, 인도 본토나 다른 지역의 힌두교와는 다른, 극히 독특한 '발리 힌두교(아가마 힌두 다르마)'입니다. 이 유연한 통합이, 사람들 속에 깊이 침투하여, 다른 종교가 파고들 틈을 주지 않았습니다.
지리적 요인과 정치적 상황
발리섬과 자바섬을 가르는 발리 해협은, 가장 좁은 곳이 3km 정도밖에 되지 않지만, 이 해협이 역사적으로는 문화적 방파제 역할을 했습니다. 자바의 이슬람 세력은, 해양 교역에는 열심이었지만, 힌두교의 아성이 된 발리섬을 무력으로 정복하고 개종시키는 것에는, 막대한 비용이 든다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또한, 발리의 여러 왕국도, 내분을 안고 있으면서도 단결하여 저항하며 독립을 유지했습니다. 그 후, 네덜란드의 식민 지배 하에서는, 통치 정책의 일환으로 발리의 전통 문화가 보호된 측면도 있어, 결과적으로 힌두교의 존속으로 이어졌습니다. 이러한 역사적·지리적 우연이 겹쳐, 발리는 기적적으로 그 독자성을 계속 유지해 온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