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발리 아가 | 힌두교화 이전의 고대 문화
발리 아가 | 힌두교화 이전의 고대 문화
트루냔 마을, 트가난 마을에 남은 독자적 풍습. 풍장, 판다누스 잎 싸움 의식, 닫힌 공동체.
발리 아가(Bali Aga)란 '오래된 발리 사람들'을 의미하며, 15세기 자바섬에서 마자파히트 왕국의 귀족들이 가져온 힌두 문화의 영향을 받기 이전의, 토착 문화를 깊이 간직한 사람들입니다. 그들은 주로 동부 산간 지역이나 고립된 지역에 살며, 독자적인 언어, 사회 제도, 그리고 종교 의식을 지켜왔습니다. 특히 유명한 것이 성스러운 직물 '그링싱'으로 알려진 트가난 마을이나, 풍장(風葬) 관습이 남은 트루냔 마을입니다. 주류 발리 문화와는 다른, 소박하면서도 강인한 정신성을 가진 발리 아가의 마을을 방문하는 것은 발리섬 문화의 깊은 고대층을 접하는, 귀중한 시간 여행이 될 것입니다. 그들의 존재는 발리 문화의 다양성과 역사의 중층성을 훌륭하게 보여줍니다.
마자파히트 이전의 고대 문화를 지키는 사람들
오늘날 발리 문화의 상당 부분은, 15세기 이슬람 세력을 피해 발리섬으로 건너온 자바의 힌두교 국가 마자파히트 왕국의 궁정 문화에 그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이전부터 발리섬에는 독자적인 문화를 가꾸는 사람들이 살고 있었습니다. 발리 아가 공동체는 지리적으로 고립된 곳에 위치했기 때문에, 이 새로운 자바 문화의 물결에 휩쓸리지 않고 고대 전통을 지켜낼 수 있었습니다. 그들의 신앙은 힌두교보다 애니미즘(자연 숭배) 요소가 강하며, 자연계의 모든 것에 영혼이 깃들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독특한 문화는 발리가 결코 단일하지 않은, 다양한 문화의 집합체임을 보여줍니다.
독자적인 전통을 지키는 트가난 마을과 성스러운 직물 '그링싱'
동부 발리에 있는 트가난 마을은 발리 아가 마을 중에서도 특히 유명합니다. 이 마을은 엄격한 마을 규약(아윅-아윅)에 의해 운영되며, 예전에는 마을 사람 외의 사람과 결혼하는 것이 금지되었습니다. 트가난 마을을 상징하는 것이 '그링싱(Gringsing)'이라 불리는 이중 이캇(double ikat) 직물입니다. 이 직물은 완성까지 수년이 걸리는 매우 복잡한 공정으로 만들어지며, 질병이나 재앙으로부터 몸을 지키는 마력을 가졌다고 믿어집니다. 또한 매년 열리는 '므카레-카레'라 불리는 의식은 판단 잎 묶음으로 서로를 치고받는 용맹한 의식으로, 전쟁의 신 인드라에게 경의를 표하기 위한 것입니다. 이러한 독자적인 문화는 마을 사람들의 강한 자부심으로 오늘날까지 계승되고 있습니다.
풍장 마을 트루냔과 독자적인 사생관
바투르 호숫가에 있는 트루냔 마을은 그 특이한 매장 방법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마을에서는 사망한 사람의 시신을 화장도 토장도 하지 않고, 마을에서 보트로만 갈 수 있는 특별한 묘지에 옮겨, 드러낸 채로 땅에 안치합니다. 시신은 '타루 므냔(Tarru Manyan)'이라 불리는 거대한 향목 아래에 놓이며, 부패 냄새가 나지 않는 것은 이 나무의 향기 때문이라고 믿어집니다. 그리고 시신이 완전히 풍화되어 백골이 되면, 그 두개골은 제단에 나란히 놓입니다. 이 풍장 관습은 죽음을 자연 순환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발리 아가의 독특한 사생관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이는 주류 발리 힌두교의 화장 문화와는 전혀 다른, 또 하나의 발리 모습입니다.




